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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파리올림픽

by 이윤기 2025.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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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4. 8. 12 방송분)

 

역대 가장 낮은 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이 화제가 되었던 파리 올림픽이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금메달 획득과 멋진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의 선전과 기록 경신으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올림픽 열기가 뜨거워졌습니다. 그리고 기후변화라는 측면에서보면 이번 파리올림픽은 가장 뜨거운 올림픽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기후변화와 파리올림픽을 주제로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올림픽이 개막식이 열린 7월 마지막 주간 프랑스는 역대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으며, 올림픽이 열인 파리는 기후변화 여파로 폭우와 폭염을 경험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과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들 모두 최악의 날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지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곳곳에서 올림픽 중계 경기를 시청하는 시청자들까지 함께 파리 못지 않은 폭염과 폭우 피해를 겪으면서 올림픽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 비영리 기후연구 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의 발표에 따르면 1924년 파리에서 첫 번째 올림픽이 열린 이후 100년 동안 파리의 7~8월 연간 기온이 3.1도 상승하였다고 합니다. 1924~1933년 파리에서 30도가 넘는 날씨는 연간 69일이었는데, 최근 10년 간은 188일로 약 3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아울러 함 기온이 20도가 넘어가는 열대야의 경우도 100년 전 연간 4일에서 84일로 무려 20배나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기후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과 지구온난화가 없었다면 파리 기온이 3도 정도는 더 낮았을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한편, 환경운동가들을 비롯하여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파리는 다른 측면에서 의미있는 장소입니다. 2016년 전 세계 여러나라들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하면서 파리기후협정을 체결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에 걸친 협의 끝에 국제사회가 함께 공동으로 기후변화를 막기위해 노력하자고 약속한 최초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인데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최초의 합의, 파리 기후변화 협정

 

이 협약에는 지구상에 있는 나라 중에서 7개 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때 파리협정에서 탈퇴하였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다시 복귀하였습니다. 파리협정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성을 2도 아래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결정하였으며, 각 국가단위의 목표를 세워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파리 협약 당시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24.4%를 감축 목표로 제시하였고, 영국의 경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68% 감소를 목표로 제시하였으며, 산업화가 늦은 중국의 경우도 2030년을 피크로 하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5% 감축을 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20 년간 개최된 올림픽은 막대한 탄소 배출로 지구온난화를 촉진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브라질에서 개최된 리우 올림픽은 350만 t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여 환경파괴에 가장 나쁜 영향을 끼친 올림픽이 되었고, 바로 직전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여러 가지 노력으로 탄소 배출량을 200만 t 이하로 줄이기는 하였습니다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중 없이 치러진 대회였기 때문에 앞선 올림픽들과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경기장, 숙소 건설 최소화로 탄소 배출 감소


바로 이런 배경들 때문에 이번 파리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올림픽을 만들고, 기후 협약을 준수하는 최초의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시작되었습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탄소 배출목표를 2012년의 절반 이하인 158만톤을 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올림픽 관람객 숫자를 1300만 ~ 1600만명을 목표로 하였고, 1인당 100~125kg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추산하여 158만톤의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주최 측은 사람들이 좀 더 직관적으로 파리 올림픽 탄소 감축 목표를 이해하고 경각심을 갖도록 예시를 들었는데, 소고기 버거 31개, 또는 와인 83병을 소비하는 것과 올림픽 관객 1명이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이 같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파리 올림픽 탄소 감축은 어떻게 실천되었을까요? 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에서 가장 심각한 탄소 배출은 참가자 수송과 경기장 같은 인프라를 만드는 데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탄소 감축을 위해 파리 올림픽 조직위는 경기장, 숙소 건설을 최대한 억제하였다고 하는데요, 26개 올림픽 경기장 중 95%는 이미 있었던 시설이거나 혹은 임시 시설로 운영하고 있으며 5%의 신축 건물도 탄소 배출을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아울러 모든 경기장을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교통체계를 편성하였으며, 선수단과 대회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차량도 친환경차량으로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나중에 바뀌기는 하였지만 당초에는 선수들 숙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 계획을 세웠었고,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음식까지 식물성 식품 사용을 늘여 이전 올림픽에 대비하여 50%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친환경 차량 도입, 플라스틱 제로 목표로 했지만...

이런 세부목표는 올림픽 관중들에게도 똑같이 제시되었는데요. 파리 올림픽 관중들은 일회용 페트병 생수 대신, 재사용 가능한 물병을 대회장에 반입하도록 하였고, 올림픽 행사장 곳곳에 식수대를 배치하여 물을 채워 마실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조직위의 당초 목표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로’였지만, 아쉽게도 준비 과정에서 목표를 하향 조정하였는데,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절반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리 올림픽이 개최되는 모든 경기장이 100%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직위는 6개의 풍력 발전단지와 2개의 태양광 발전단지로부터 만들어진 전력으로 올림픽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매우 상징적이며 바람직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경기장에서 사용하던 재생에너지 전력은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파리 시민들을 위해 사용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후 활동가들은 올림픽 같은 대규모 이벤트를 줄이거나 적어도 이미 만든 시설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도시에 분산 개최하는 등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올림픽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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