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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수도권 공공병원에 줄 선 지방사람들...왜?

by 이윤기 2024.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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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3. 9. 18 방송분)

 

지난 15일(금)과, 16일(토)에 봉하마을과 김해YMCA에서는 노무현재단의 후원으로 경남지역 여러 시민단체들 진행하는 두 번재, 세 번째 경남 이야기 주간 행사가 개최되었는데요. 15일 금요일에는 “수도권 대학병원에 줄 선 지방 사람들”을 주제로, 토요일에는 ‘지역 공공교통 활성화’를 주제로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모두 4차례로 나누어 개최되는 ‘경남 열린 이야기 주간’에서 다뤄진 토론 주제들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우선 <경남 이야기 주간>은 양산시, 봉하마을, 김해시 그리고 창원에서 각각 다른 형식으로 모두 4차례 개최되는 지역 문제 혹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 주간 행사는 ‘청년과 도시디자인 어떻게 할까요’라는 주제로 지난 8월 26일 양산에서 원탁 토론 형식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원탁토론에 참가한 25명의 청년들은 자신들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제안하였습니다. “양산을 방문하는 청년 인구 증가를 위한 지원금, 양산에 주소를 둔 18세 이상 청년을 위한 맞춤형 정책 카톡, 청년 야시장, 푸드 트럭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촌카스 지원금, 양산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인턴 기회 제공, 20~35세 청년에게 청년수당 지급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주간 행사는 15일인 지난 금요일 저녁 김해 봉하마을에서 개최되었는데요. 두 번째 주제는 “수도권 대학병원에 줄 선 지방 사람들: 벌어지는 의료 격차, 멀어지는 건강 형평성”을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수도권 집중화의 대표적 사례로 2028년까지 수도권 지역에 대학병원 분원 10곳이 문을 열게 되는데 그 규모가 6600병상이나 된다고 합니다. 

 

수도권 대학병원에 줄선 지방사람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윤태호 부산대 의대 교수와 김영수 창원경상국립대병원 공공보건사업실장은 수도권에 민간대학병원 분원이 생기는 것은 경기도 인구가 서울보다 많아지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들이 새로운 수익 모델를 만들기 위해 경기도에 집중적으로 분원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이 분원들은 본원과 달리 수익이 많이 나는 암 진료나 수술 등에 특화된 병원으로 개원하는데, 문제는 무려 6600병상이나 되는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어림잡아도 의사 3000명, 간호사 8000명 정도가 필요한데, 이 인력들은 모두 지방에 있는 현직 의사와 간호사들로 채우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먼 곳에 있는 의료 인력부터 이미 빠져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상남도를 비롯한 지방정부들은 또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병원 인·허가는 광역지방 정부의 권한이다보니 중앙정부도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두 분 전문가들은 지방의과대학 입학정원의 절반에 불과한 인턴 정원이 의료 인력의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시키는 문제, 그리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의사와 상급병원 선택을 의사들이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전문성이 없는 환자와 가족들이 의사와 상급병원을 선택하는 왜곡된 구조에 대해서도 짚어주었습니다. 


한편,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 시민토론에서는 각자의 경험을 담은 솔직한 토크가 이어졌는데요. “3년 넘게 서울대병원에서 정기적인 시술을 받고 있는 한 시민은 많은 의료비용을 재정적인 여건이 허락하는 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었고, 또 다른 시민 두 분은 “가족들이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지역 병원에서 암수술을 받은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시민들이 지역 병원에서는 놓친 병을 서울 병원에서 발견하거나 지역 병원에서 잘못 진단한 병이 서울에서 바로 잡히는 경험담을 듣게 되면 큰 병은 무조건 서울로 가야한다”는 조언을 물리치기 어렵다는 경험담에 공감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의사 선생님 두 분을 한 자리에 모시고 취약한 지역 의료 실태를 확인하고, 대안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 것 자체가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지역공공교통 활성화 방안...준공영제는 땅짚고 헤엄치기


세 번째 주제인 지역공공교통 활성화 방안을 찾는 토론회는 16일(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김해YMCA 강당에서 개최되었는데요. 최근 김해까지 운행하던 부산 시내버스가 운행을 중단하면서 대중교통에 대한 김해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공공교통 활성화를 주제로 개최되었습니다. 이날은 세 분의 전문가 패널이 발제자로 참가하였는데요. 공공교통네트워크 김상철 정책위원장, 안일규 경기도의회 정책지원관, 그리고 전광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버스지부장이 참석하였습니다. 

먼저 김상철 정책위원장 발표는 2021년부터 창원에서 실시되고 있고, 진주와 김해에서 검토되고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진단하는데 집중되었습니다. 김상철 위원장은 “2004년 서울에서 처음 시작된 준공영제가 20년을 평가해보면 정부의 무능력을 감추고 사업자의 기득권을 보장해주는 가장 나쁜 운영방식”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준공영제가 사업자에게는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과 다름 없다보니 2004년 무렵 파산 위기에 몰려있던 부실 자본이 회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회사 숫자가 늘어났는데 모두 시민들 세금으로 사업자의 수익을 보장해줘서 가능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시민들은 대부분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할 때, 버스회사의 수익금과 운행에 쓴 비용을 비교해서 차액을 보전해 준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실제로는 운행에 쓴 비용은 평균비용을 산정할 뿐이고, 차액지원금은 버스사업자의 투자비용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업자는 운행을 적게 할수록 수익이 많이나는 왜곡된 구조가 되었고, 승객을 많이 태울 필요도 없어졌기 때문에 서비스도 개선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업자와 버스노동자가 손을 잡고 지방정부를 압박하는 비정상적인 일이 매년 반복되는 것이고 재정지원금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다른 두 분의 패널은 김해 대중교통문제를 짚어주었는데요. 김해 시내를 운행하는 4개 버스회사가 사실상 가족들이 경영하는 1개 회사이며, 민영제하에서도 운송적자를 지방정부가 다 지원하고 있으며, 버스회사는 가스사업, 정비사업, 부품사업, 버스수입, 버스 수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여 꿩먹고 알먹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세 분의 패널은 공통적으로 준공영제보다는 부분 공영제를, - 예를들면 적자노선이나 신설노선부터- 준비해야 시내버스의 공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강조하였습니다. 패널토론 이후에는 공공교통 도입 시민조례를 준비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 주간 행사는 9월 20일(수) 오후 6시 30분 마산YMCA 회관에서, 한국언론 왜 점점 더 추락하나? 라는 주제로 패널토론과 시민토론회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됩니다. 많은분들이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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