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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정어리 떼죽음... 올해는 괜찮을까?

by 이윤기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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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3. 11. 13 방송분)

 

- 마산만 연안오염 관리 예산도 삭감

 

우리사회 전 분야에서 내년도 예산 삭감 때문에, 특히 해당부처에서 관련 분야 예산 전액 삭감하는 바람에 많은 국민들이 우려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최근 국회는 마산만 연안오염총량관리 예산마저 삭감해 버렸습니다. 오늘은 마산만 연안오염 총량관리 예산삭감 문제와 정어리 폐사 원인 규명 문제를 묶어서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먼저 연안오염 총량관리란 <해양관리법> 제 15조에 따라 행양환경 및 생태계 보전에 현정한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해역을 대통령령으로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정된 해역의 연안 수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오염총량을 관리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종합적으로 집행하는 것을 <연안오염촐양관리>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부산연안 특별관리해역, 울산연안특별관리해역, 광양만특별관리해역,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시화호·인천연안특별관리해역 등 모두 5곳의 바다가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름만 들어봐도 각종 공업시설이 밀집하여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리를 소흘히해도 바도오염이 심각하게 일어날 수 있는 지역들입니다. 특히 이중에서도 시화호와 마산만은 한 때 죽음의 바다라는 오명을 썼던 곳이지요.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마산만과 시화호가 죽음의 바다에서 생명의 바다로 조금씩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앞서 말씀드린 연안오염 총량관리 정책이 시행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산만 특별관리해역은 2007년부터 연안오염 총량관리를 시작하였고, 시화호는 2013년부터, 부산연안은 2015년부터, 울산연안은 2018년부터 오염총량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2007년 마산만에서 전국 최초로 연안오염 총량관리가 시작되어 일정한 성과를 거두면서 6년 후인 2013년부터 시화호와 부산, 울산 연안으로 확대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마산만 연안오염총량관리 예산 중에서 ‘환경관리해역 환경개선’정부 예산안이 올해 4200만원에서 2600여만원으로 1/3가량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이 예산은 600조가 넘는 우리나라 전체 예산에 비하면 쥐꼬리도 안되는 예산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 해 예산은 4200여만원에 불과하지만 결코 삭감되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예산이라는 것입니다. 

 

정어리 떼죽음 마산만...환경 개선 예산 삭감

 

<환경관리해역 환경개선 예산>은 연안오염총량관리지역 중에서 부산연안, 울산연안, 마산만, 시화호 4개 해역의 오염물질을 총량으로 규제하고, 해역별 관리계획 이행여부를 평가하며, 연안오염총량관리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연구예산입니다. 그런데 해양수산부과 고작 4200만원에 불과한 이 예산을 2600여만원으로 삭감해버리면, 연안오염총량관리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되는 것이고, 기초 연구를 토대로 진행되는 각종 오염원 관리 정책도 모두 무너지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다들 아시겠지만, 지금 마산만 해양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예산은 삭감이 아니라 증액이 되어야 합니다. 2002년 정어리 떼가 마산만에 몰려와서 집단 폐사하는 기괴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원인 규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빈산소 수괴’가 원인이라고 예상하는 결론을 내렸지만, 다수의 해양 전문가들은 ‘빈산소 수괴’가 원인이라고 하는 국립수산과학원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추가적인 원인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작년으로 끝난 줄 알았던 정어리떼 집단 폐사가 올해 또 일어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올해 정어리떼 집단 폐사 문제를 작년만큼 심각하게 느끼지 못한 것은 작년보다 대응이 빨랐기 때문입니다. 작년에는 마산앞바다에 난데없이 죽은 정어리떼가 밀려들어오자 창원시 관계부서가 유래없는 재난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국적인 뉴스가 되었고, 폐사한 정어리떼를 수거하고 처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인 규명과 늑장 수거처리에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였습니다. 

 

정어리 떼죽음... 올해는 괜찮을까?

올해도 지난 10월 10일부터 집단 폐사한 정어리떼가 마산만으로 밀려들어왔습니다. 11일부터 15일 사이 닷새 동안 모두 45톤 가량의 정어리 떼를 수거하였는데요. 우선 작년에 수거한 정어리 폐사체가 200톤이 넘었는데 올해는 1/4 정도로 줄어들기는 하였습니다. 폐사 정어리떼가 줄어든 것은 창원시가 지난 봄부터 정어리발생 사전 모니터링, 지역 정치망어업 6곳에서 정이러 포획 시행, 해양수산부 어업규제 완화 시범사업 시행, 수산과학원 빈산소수괴 관측시스템 확대구축 등의 노력을 지속하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업규제완화 시범사업 시행으로 과거처럼 그물에 걸린 정어리떼를 바다에 버리지 않아도 되었고, 아울러 집단 폐사에 대비하여 수거 시스템과 어선·장비·인력 동원을 위한 47개 어촌계를 통한 연락체계도 미리 갖추고 있었습니다. 실제 정어리 폐사체가 나타났을 때도 작년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고 창원시와 합포구, 해양수산청 등이 비교적 신속하게 대응에 나섰고, 다행히 시민들이 악취 등으로 겪는 불편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작년보다 달라진 것은 폐정어리떼 수거가 신속하게 이루어진 것뿐,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았고,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되지도 않았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연안오염총량관리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연구 예산을 삭감해버리면 마산만 특별관리 정책의 기초가 무너지게 됩니다. 관련 연구진에 따르면 예산이 4200만원에서 2600여만원 삭감되면 마산해양신도시 건설 이후 해류변화로 인한 수질변화 연구, 봉암갯벌 물고기 폐사사건 원인 규명을 위한 모니터링, 마산만 생태계 모니터링, 마산만 유입하천 중금속 실태 모니터링과 같은 수질보전 연구가 중단될 것이라고 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기억하시겠지만, 지난 2007년 마산만이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되고, 연안오염총량관리가 시작되기 직전의 마산만은 죽음의 바다였으며, 우리나라에서 급격한 공업화로 인한 해양오염 피해의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마산을 대표하는 시인 이선관은 여러 차례 마산 바다를 ‘죽음의 바다’로 노래하였는데, 다행히도 특별관리 해역으로 지정된 2007년이후부터 수질이 조금씩 개선되었고, 몇 년 전에는 마산만에 ‘잘피가 돌아왔다’는 책이 출간되고, 2021년부터 수영할 수 있는 바다를 상징하는 마산만 트라이애슬런 대회도 개최되고 있습니다. 

어져면 올해 국회 예산 심의결과에 따라 마산만이 다시 죽음의 바다로 향해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엄습해오고 있습니다. 창원 시민들과 창원시의 관심과 노력으로 바다를 살리는 작지만 꼭 필요한 예산이 꼭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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