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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창원 택시요금...대도시보다 비싸면 어쩌라고

by 이윤기 2024.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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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3. 1.23 방송분)

 

지난 연말 한국은행과 KDI가 2023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6%, 그리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를 전망하였습니다. 오늘은 최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추진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KDI와 한국은행은 2023년 물가상승률을 3.5%로 예측하면서 2022년 물사상승률 5%와 비교하면, 올해는 물가상승이 둔화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데 체감하는 물가상승은 둔화되는 것이 아니라 가속화되고 있고,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물가가 올라 삶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7월, 월별 소비자 물가지수 최고점을 기록하면서 시작된 물가 도미노 물가인상이 멈출줄을 모르고 지속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비슷한 시기에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시작된 물가 인상이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미 전쟁 초기부터 많은 국내외 언론들이 원유와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밀가루를 비롯한 곡물가격 인상으로 지구 전체가 힘들어질 것을 예측하였습니다만,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나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가스요금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저희집은 아직 난방비 폭탄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뉴스나 유튜브를 보면 가스요금 폭탄을 맞은 소비자들의 사연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들은 한결같이 보일러를 마음대로 켤 수 없다는 하소연을 주고 받게 됩니다. 설날 연휴가 지나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갔는데도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뉴스를 보고나니 불안해서 보일러 가동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더라는 이야기들입니다.

 

 

물가불안은 가스요금 인상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마트나 시장에 가보신 분들은 다들 실감하고 있겠지만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도 매우 심각합니다. 마산YMCA 시민중계실에서는 1년 내내 매주 1회씩 마산지역 대형마트와 시장에 나가 물가조사를 있는데요.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작년 초가을에는 많은 분들이 겨울 김장을 걱정할 만큼 배추가격이 폭등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말과 연초에는 계란 가격이 폭등하였습니다. 

 

계란 한 판에 1만원 가까이 오르기도 하였는데 지금은 가격이 좀 안정되기는 하였습니다만, 지난해에 비하면 30% 이상 인상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식품으로 애호박 1개 가격이 3000원까지 올랐습니다. YMCA 시민중계실 물가 모니터 요원들은 언론 보도를 보면 5%, 6% 인상되었다고 하는데, 체감하는 식재료 가격은 평균 30% 정도 인상된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물가 불안의 원인이 정부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인데요. 도미노식 물가상승을 촉발시킨 것이 바로 전기요금 인상과 가스요금 인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기본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에는 찬성하는데요. 전에 방송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다른 OECD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막고 저탄소 사회로 가려면 전기요금이 인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에너지 요금 인상 시기는 납득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왜 하필 난방수요가 많은 한겨울에 요금 인상 시기로 잡았을까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나 국민들의 부담 증가를 고려했다면 에너지 요금 인상시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언제 올라도 오르는 요금이라고 하실 분도 있겠습니다만, 에너지 소비가 적은 시기에 요금이 인상되어야 생활비 부담이 한꺼번에 늘어나지 않고 조금씩 대비하고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불안 부추긴다  

정책 실패를 의심하게 되는 또 한 가지는 이유는 가뜩이나 물가 불안이 심각한데, 지방정부들이 다른 공공요금 인상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최근 전국적으로 교통요금이 인상되고 있는데, 서울시의 경우 2월부터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되고, 기본 거리도 2km에서 1.6km로 400미터 줄어들게 됩니다. 인근 부산의 경우 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이구요. 현재 경남도에서 택시요금 인상이 추진되고 있는데 서울을 제외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상남도, 창원시에 살고 있는 저는 경남의 택시요금이 서울이나 부산같은 대도시처럼 비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운송원가를 따져봐도 경남이 서울이나 부산보다 더 많이들지 않을 것이구요. 무엇보다 서민의 발이라고 할 수 있는 지하철이 있는 서울, 부산과는 교통 인프라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울, 부산에 사는 서민들은 택시요금이 인상되면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경남 도민들은 택시 대신 버스를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경남 도민들은 택시요금이 인상되면 “이참에 경차나 중고차라도 한 대 사는 것이 좋겠다”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즉 택시요금이 많이 인상되면 택시대신 버스를 타는 것이 아니라 택시 대신 승용차를 구입하게 되고, 버스나 택시는 승객이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승객이 줄어들면 또 다시 요금을 올려야 하는거지요. 아울러 기후변화나 탄소중립과 같은 환경정책에도 역행하게 됩니다.

따라서 택시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더라도 지하철이 있는 대도시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상되어야 하고, 도미노처럼 물가가 인상되는 시기는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울러 서민들이 택시 대신 버스를 탈 수 있도록 지하철에 버금가는 대중교통 체계(창원S-BRT)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작년에 경남소비자단체협의회에서 시내버스 이용만족도 조사를 하였는데, 대부분 서비스가 다 개선되었는데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은 버스를 타면 승용차나 택시에 비해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버스가 택시나 승용차에 버금가는 신속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대중교통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