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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내가 좋아하는 맛집

욕지도 빼떼기죽 먹어보셨나요?

by 이윤기 201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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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지도로 마을만들기 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통영의제 윤미숙 사무국장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강의와 사례 발표도 들었지만, 그 보다 흥미있었던 것은 마을 만들기 현장을 직접둘러보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었습니다. 


욕지도는 통영의제가 추진해서 성공적인 마을만들기 사례로 널리 알려진 동피랑마을, 연대도 에코아일랜드에 이어서 추진하고 있는 마을만들기 현장입니다. '욕지도 자부랑개 가는 길'에는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이 남아있고, 통영 최초의 유치원, 할매당구, 고등어 간독자라, 일본식 건문과 여관 등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거리들이 남아 있었고, 맛있는 음식들이 있었습니다. 


보고 듣는 재미도 흥미로웠지만 먹는 즐거움이 있어 더욱 행복하였지요. 욕지항에 내리자마자 포구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주최측에서 면사무소의 추천을 받아서 선정한 식당이라고 하였는데 그닥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음식맛은 그만하더군요.



점심으로 남해안에서 한창 제철인 '물메기탕'을 먹었고, 저녁에는 성게알 미역국을 먹었습니다. 마산에서는 여럿이 함께 가서 물메기 한 마리를 통째로 넣고 끊인 탕을 나눠먹었었는데, 이곳 식당은 1인분씩 나눠서 주더군요.


물메기탕은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추운 겨울날 따끈한 국물이 끝내줍니다. 특히 숙취해소를 위한 음식으로 아주 그만인 계절음식이지요. 면사무소에서 추천 받은 식당이지만, 물메기탕 맛이 아주 특별하지는 않았습니다. 




커다란 대접에 담겨나온 물메기탕은 1인분으로 충분한 양이었습니다. 시원한 국물맛이 최고인 물메기탕 따끈한 국물과 함께 점심을 든든히 먹었습니다. 


물메기탕이 특별하지 않은 대신 다양한 밑반찬은 사람들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반찬을 더 달라는 주문이 쇄도하더군요. 


짜지 않은 젓갈과 간장에 찍어서 밥을 싸먹는 생김이 특히 인기가 좋았습니다. 저희 상에 앉은 네 사람은 김과 미역 무침을 두 번이나 더 달라고 하여 남김없이 깨끗히 먹어치웠습니다. 



오후내내 자전거를 타고 욕지도 일주를 다녀와서 출출할 때 저녁을 먹었습니다. 자전거로 욕지도를 한 바퀴 돌고 오는 시간이 예상보다 적게 걸려 1시간 일찍 저녁 식사를 하였지만 배가 고팠던 탓에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 주 메뉴는 성게알 미역국입니다. 노란 성게알이 담겨있는 미역국도 따뜻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숟가락에 담긴 노란 성게알이 먹음직스러웠는데, 향은 별로 진하지 않았습니다. 저녁 식사 때도 메인 메뉴인 성게알 미역국 보다는 밑반찬들이 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성게알 미역국과 함께 나온 저녁 밑반찬 중에는 갈치 조림이 가장 인기가 있었습니다. 꼬들꼬들 말린 갈치를 양념으로 졸였는데 쫀든쫀득 씹히는 맛이 좋아 인기가 있었습니다. 공기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도 수저를 놓을 수가 없어 맥주 안주 삼아 갈치조림 접시를 깨끗히 비웠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욕지항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기 전에 소주한 잔과 고등어 회 한 접시를 여럿이 나눠먹었는데,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네요. 욕지에는 고등어 양식장이 여러 곳에 있고 1만원이면 싱싱한 고등어 한 마리를 회로 맛볼 수 있습니다. 


저녁 식사 후 강의를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뒤풀이 시간에도 식당에서 주문한 고등어회를 맛 보았는데, 양이 넉넉치 않아 게눈감추듯 하였습니다. 고등어회은 한 번 먹어봤다 하는 정도였지, 가격 대비 아주 맛이 좋았다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서른 명이나 되는 사람이 모인 탓에 준비한 고등어 회로는 부족하여 청정 해역 남해안의 욕지도까지 가서 주문이 밀려 2시간 만에 배달된 '치킨'으로 배를 채우더군요.



둘째 날 아침에는 펜션에서 준비한 아침을 먹었습니다. 가격 대비 그닥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욕지도 물가가 워낙 비싸서 저렴한 비용으로 가볍게 아침을 해결 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더군요. 


좀 생뚱맞다 싶었던 것은 아침 식사 메뉴로 카레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단체 급식으로 카레를 먹었던 기억이 많이 있지만 아침에 카레가 나온 것은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점심에는 유명한 욕지도 '해물짬뽕'을 먹으러 갔습니다. 관광객이 몰리는 계절에는 줄을 서서 먹어야 하고, 정해진 양을 팔고나면 손님이 있어도 더 이상 음식을 만들지 않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중화요리 전문점이었는데 특이하게 OO반점이 아니더군요. 



둘째 날 오전에도 욕지도 여러 곳을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둘러 보고 온 탓에 음식 맛에 시장기를 더해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네 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해물짬뽕 4개와 자장면 1개를 시켜서 나눠 먹기로 의기투합하였습니다. 


옆테이블에 앉은 먼저 온 일행이 짬뽕만해도 양이 많을 거라고 걱정하였지만, 네 명이서 자장면 한 그릇과 짬뽕 네 그릇을 남기지 않고 깨끗히 먹었습니다. 짬봉에는 굴, 새우 등의 해물이 가득들어 있었고, 고추장 국물 맛이 특이하였습니다. 국물이 얼큰하였지만 맵지 않은 것도 특징이었다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은 난생 처음으로 먹어보는 고구마 빼떼기죽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어렸을 때 먹어 본 기억이 있다고 했지만 도시에서만 자란 저는 고구마를 말린 빼떼기도 익숙하지 않았으며, 빼떼기로 끊은 죽도 낯설엇습니다. 


처음엔 고구마 빼떼기만 넣고 끊인 죽인 줄 알고 큰 기대없이 갔었는데, 막상 죽그릇을 보니 팥, 콩, 근데 등 여러가지 잡곡이 섞여 있는 달콤한 죽이었습니다. 얼른 보기엔 단팥죽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한 그릇에 5000원이라는 가격이 양에 비하여 저렴하지는 않아 식사라기 보다는 단팥죽 갔은 간식거리였습니다.  욕지도는 고구마로 유명한데 욕지 고구마로 만든 빼떼기죽도 달콤한 별미였습니다. 선착장에서 내려 포구를 따라 오른 쪽으로 한 참을 걸어가다보면 욕지, 연화도 여객선 터미널 옆에 있는 특산품 판매장에서 맛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