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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민간단체소비자운동의 형성과 활동성과

지역 민간단체 소비자운동의 형성과 활동성과-23

by 이윤기 202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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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JM글로벌 부당채권 추심 피해구제 활동

 

JM 글로벌은 정수기, 연수기, 비데 등 제품의 매매 또는 렌탈 업체로 20039월 경영악화로 부도 처리되고 같은 해 12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이로 인해 정수기 등 렌탈 제품에 대한 무상서비스나 필터 교환 등 기본적인 서비스가 모두 중단되었고 정상적인 계약 유지불능상태를 초래하였다. JM 글로벌은 부도처리 이후 2년이 넘도록 사후처리를 방치했고 2006년이 되어서야 83,000여 명의 렌탈 소비자에게 렌탈 제품 매수 또는 회수작업 개시 통보 및 미납 렌탈료 납부 안내문을 발송하였다. 그리고 20076JM 글로벌과 위앤미휴먼테크는 운영 렌탈 제품과 미납 렌탈료에 관한 총 1973,900만원의 채권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였다. 위앤미휴먼테크가 20078월에 경남 일원의 JM글로벌 기존 고객 약 17,200명 중 2,500명에게 1차로 정수기 반환 및 미납 렌탈료를 청구하면서 마산YMCA 시민중계실을 비롯한 부산, 경남지역소비자단체에 피해사례가 집중적으로 접수되었다.

 

JM글로벌로부터 채권을 양수한 위앤미휴먼테크는 법원의지급명령제도를 활용하여 법을 잘 모르거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채권 회수를 시도하였다. JM글로벌 관련 부당채권 추심은 <그림 2>와 같이 진행되었다. 2003년 부도처리 후 채권단에 권리를 양도하였고, 채권단은 렌탈자산 회수작업 중에 위앤미휴먼테크에 권리를 양도하였다. 그 후 채권양도양수가 반복되어 일어났고, 2009년에는 위앤미휴먼테크에서 삼일자산관리로, 2010년에는 삼일자산관리에서 솔로몬신용정보로 채권양도가 이루어졌고, 그때마다 채권추심 절차가 반복되었다. 소비자들에 반복적으로 채권추심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2006~2007년 사이에 마산YMCA 시민중계실에 접수된 대표적인 피해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사례1> 마산진북면에 사는 주부 이ㅇㅇ씨(34세)는 2002년 3월 경 JM글로벌 정수기 판매사원으로부터 월임차료 17,000원에 1년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그 후 4년간 계속 사용할 경우 정수기 소유권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임차계약을 하였다. 그러나 2003년 9월 회사가 부도나면서 필터교체나 무상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아무런 사후조치를 하지 않아 정수기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던 2007년 8월 전혀 알지 못하는 회사로부터 551,236원의 채무가 있으니 2주내로 입금하고, 그렇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로 등재하겠다는 통보서를 받았다. 이에 이 씨는 정수기를 보관하고 있으니 회수해 가라고 했으나 사업자는 그 동안의 사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

 

<사례2> 창원 도계동에 사는 주부 최ㅇㅇ씨(51세) 2003년 5월 경 JM글로벌 정수기 판매사원으로부터 공기청정기와 비데를 각각 월 1만 8,000원, 월 1만 5,000원에 1년 의무사용 총 5년 사용 시 소유권 이전의 조건으로 임차계약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업사원이 회사의 부도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며 이를 회수해 갔다. 최 씨는 당연히 계약해지가 된 줄 알았는데 4년이 지난 2007년 8월경 처음 듣는 회사로부터 비데기 미회수에 따른 배상금 618,140원과 공기청정기 2월 미납금 3만 6,000원을 납입하라는 통보를 서면으로 받았다. 최 씨가 반품한 사실을 이야기 하였으나 사업자는 제품반납을 증명할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면 회사가 청구한 금액을 납입 할 것을 요구.

 

<사례3> ㈜위앤미휴먼테크로부터 정수기와 비데 렌탈비 부당 채권 추심에 대해 이의 신청서를 작성하여 해결되었음을 통지받았으나, 2010년 ㈜솔로몬신용정보로부터 채권 수임 통고서를 다시 받았다. ㈜위앤미휴먼테크가 ㈜삼일자산관리에게 채권을 양도하였고, 이를 다시 ㈜솔로몬신용정보에게 채권추심 일체를 위임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예정된 날짜까지 납부하지 않을 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주장.

 

소비자 분쟁의 쟁점은 렌탈 제품 반환 청구의 정당성, 미납렌탈료 청구권 성립 여부이었다. 마산YMCA 시민중계실과 소비자단체의 법률 검토 결과 첫째, 렌탈 제품의 반환 청구는 사업자인 JM글로벌의 귀책사유(부도)로 계약이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사업자에게 계약해지 및 렌탈자산(정수기 등) 회수 통보만 했으면 종결되었을 사안이라고 판단하였다. 둘째, 미납 렌탈료 청구권 성립 여부 검토 결과, 미납 임차료는 대체로 부도 시점을 전후한 1~2개월분(35,000)으로 전체 청구 금액의 약 8% 정도에 불과하였다.

 

한편 JM글로벌 부도 이후 위앤미휴먼테크로 1차 채권양도가 이루어지고, 다시 삼일자산관리로 2차 채권양도가 이루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채권추심에 시달리게 되었다. 당시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약 59,000여명의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고, 경남지역만 17,360여명이 채권 추심을 당하였다. 마산YMCA 시민중계실에는 마산, 창원과 경남지역에 거주하는 189명이 소비자 피해구제를 신청하였으며, 그중 피해 금액 기록이 남아 있는 88명의 총 채권추심 금액은 9,100여만 원 이었다. 마산YMCA에 접수된 피해자들의 경우 최소 27만원에서 최고 487만원까지 채권추심을 당하였다.

 

마산YMCA 시민중계실에서는 소비자들의 피해사례를 세분화하여, 첫째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던 렌탈 정수기 반납 후 종결, 둘째 회사 부도 후 제3자를 통해 소모품을 교환하고 정수기 관리를 받은 경우는 증빙서류(영수증, 통장 사본 등) 제시, 셋째 연체된 사용료 청구에는 소멸시효 3년 완성 여부 확인 후 각각 대응하였다(<48>). 법원의 지급명령서를 받은 소비자들에게는 이의신청서 표준 양식에 따라 2주 이내에 법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하였고, 렌탈 정수기를 보관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제품 회수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서 작성과 발송을 지원하였다. 일부 소비자들은 주부클럽 부산지부를 대표 단체로 하여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신청에 참여하도록 지원하였는데 전국에서 3,109명이 참여하였다.

사  례 법적 검토 대응방안
사업자 부도후 렌탈료 미납 동산 사용료 소멸시효 1 소멸 시효 주장
부도직후 정수기 등 반납   입증 후 종결
부도 후 미사용 보관 중 분실(폐기)   입증 후 종결
부도 후 미사용 보관   반납 후 종결
부도 후 제3자 관리 받아 사용 부당이득 반환 손료 계산 근거
부도 후 대가를 받고 처분 부당이득 반환 입증책임 전환
출처: 마산YMCA 시민중계실

 

한국소비자원은 2008324일 제811차 집답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하여 렌탈업체가 파산하면서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소비자에게 임대료와 렌탈료를 청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파산 이후 A/S와 필터 교환 등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았고, 미납 렌털료 채권은 민법 제164조 제2호에 따라 소멸시효는 1년이며, 채권 발생 후 1년이 지났으므로 청구할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이다. 또한 사업자에게 제품을 돌려받거나 매수할 기회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품을 회수하는데만 협조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임의로 분실, 훼손, 폐기한 소비자 379명에 대해서는 배상의무가 있다고 결정하였다.

 

이 사건은 JM글로벌에서 위앤미휴먼테크를 거쳐 삼일자산관리로 채권 양도양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많은 소비자들이 부당한 채권추심에 시달리는 피해를 당하였지만,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 소비자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 결정, 그리고 채무부존재 소송 등을 통해 대부분 소비자가 승소하면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소비자들을 괴롭혔던 부당한 채권 추심에 대한 처벌이나 손해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49>).